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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땐 생명 건 가치투쟁 부를 것"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땐 생명 건 가치투쟁 부를 것"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1.2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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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적 의료제도 '과학' 용인하지 않는 비인권적 제도...국민건강권 침해
유용상 전 한특위 위원장 "한의계 정치·문화 투쟁 전개...의료계 대응해야"

▲ 유용상 전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를 허가하는 것은 의학의 변증법적 진보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의학계의 생명을 건 가치투쟁을 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용상 전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의료정책포럼> 최근호에서 집중조명한 '특집-의료일원화'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한 의료일원화를 조건으로 불법적인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한의사에게 허가하면 의학의 왜곡과 가치 훼손으로 무수한 자원의 낭비와 규제 불가능한 부도덕한 의료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 의학의 변증법적 진보를 왜곡시킴으로써 의학계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생명을 건 가치 투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의계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등 현행 법과 의료제도에 대한 도전 행위에 대해 "과학적·윤리적 차원이 아닌 정치 투쟁"이라며 "현대의학과 대등한 상징자본을 획득하기 위한 '표상투쟁'과 정치철학적으로 '인정투쟁'으로 변모했다"고 진단했다.

유 전 위원장은 "의료계가 정치·문화 투쟁의 양상을 인식하지 못하고, 법적·학문성에 안주해서는 낭패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의료제도를 세우기 위해 전 의료계가 투철한 사명감을 인식하고, 차원이 다른 정치적 대응 태세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의 이원적 의료체계에 대해 유 전 위원장은 "하나의 인체와 질병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에서 두 개의 전혀 다른 방식의 해석을 법과 제도로 보장하는 이원화 의료제도는 과학과 철학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불합리하며, 비인권적 제도"라고 비판했다.

"두 개의 체계를 지지하는 이론 간 양립 불가능으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는 수시로 첨예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한 유 전 위원장은 "불명확한 이론을 편의대로 해석해 혼란과 갈등을 초래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다반사인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가 한의계를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전 위원장은 "근거는 가치 있는 속성을 인정받기 위한 기본 전제"라면서 "의료계가 한의계에 제기하는 문제는 정당한 근거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한의학은 고대의 인식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의대에서 현대의학을 교육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유 전 위원장은 "한의사들이 교육 커리큘럼을 한의학에 국한하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냐"면서 "현대의학을 차용해야 존재할 수 있다는 전통의학을 존속시키고, 보호해야 할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한의계가 영문 명칭을 'Traditional Korean Medicine'에서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하거나 청진기를 걸치고, 현대 의학지식을 차용해 질병을 설명하고 있는 데 대해 "한의계는 중국 유래라는 흔적을 지우고 민족의학이라는 상징 이미지를 획득해 대중에게 권위와 명예를 가진 의학적 문화 자본을 움켜쥐려 하고 있다"며 "한의계는 과학적 개연성·보편성·윤리성의 차원이 아닌 민족 또는 조상의 전통이라는 상싱적 폭압 수단을 동원해 대중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의계에 대해서도 "한의계의 인정 투쟁이 도덕적 정당성을 가지려면 투쟁의 대상은 법적·학문적 정당성이 결여된 현대의학 차용이 아니라 민속 한의학 기초이론을 향한 내부 투쟁이어야 한다"며 한의학의 속성과 근거에 대해 냉철한 성찰을 주문했다.

이원적 의료제도를 방치하고 있는 국가제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판도 했다.

유 전 위원장은 "국가는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입장 그리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라며 "민속적 한방이론만으로 유지할 수 없는 직업군을 양산하고, 세계 보편의 의학지식과 끝없는 갈등을 야기하는 문제를 방임하고, 조장하는 국가의 제도에 죄를 물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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