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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트하면 한국" 세계서 먼저 인정
"스텐트하면 한국" 세계서 먼저 인정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6.05.1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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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식도 스텐트 시술 도입...국내 발전에 이바지
심찬섭 건대교수 "환자 삶의질 위해 개발", 세계로 수출

국내의 비혈관 스텐트 기술은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런 국내 비혈관 스텐트는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 개발되면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식도스텐트를 처음 국내 환자에 시행하고, 끊임 없이 개발에 몰두하며 스텐트 개발의 선구자라 불리는 심찬섭 건국대병원 교수(소화기내과)를 만나봤다.

▲ 심찬섭 건대병원 교수
심찬섭 교수는 최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비혈관 스텐트가 꾸준히 발전하면서 지금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내시경이 도달 할 수 있는 부위라면 시술이 가능하다"며 "스텐트가 소화기 암환자의 증상완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986년 스텐트라는 단어조차 생소했을 때, 심 교수에게 말기 식도암 환자가 찾아왔다. 그 환자는 "죽기전에 한번이라도 물을 삼키고 식사를 해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당시에는 식도암으로 음식물이나 물을 삼키지 못할 경우, 개복수술로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나마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정맥주사로 수액과 영양만을 공급하며 생명을 연장할 뿐이었다.

암이 심각한 경우 스텐트 하나 넣어주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심 교수는 이 환자를 계기로 스텐트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논문에 의지해 스텐트를 연구하고, 네덜란드까지 가서 스텐트 시술법을 배워왔으며 환자에게 첫 시술을 할 수 있었다.

식도암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스텐트를 삽입하면서 좁아진 소화기관을 넓혀주고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게 됐다. 대장암 환자로 고통받는 환자에게는 변을 배출할 수 있게 하면서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나 줄여줄 수 있다.

심 교수는 "말기암 환자들에게도 먹을 수 있고 배설하면서 암과 싸울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며 "사람에게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삶의 질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까지 스텐트 개발을 놓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심 교수가 국내 업체와 함께 개발한 식도스텐트만 5개에 이르며, 췌장암 스텐트와 대장암 스텐트까지 소화기 종류별로 스텐트를 개발해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심 교수가 개발한 스텐트는 현재 아시아는 물론이며, 유럽 전역과 일본 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 심 교수가 연구하고 개발한 스텐트 모습.

그는 "처음 스텐트를 개발하고 시술할때는 2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려 겨우 성공하기도 했고, 스텐트의 튜브 중간이 접히면서 빠져 나오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그러다보니 계속된 개선 요구에 국내 업체가 포기한 일도 있고, 새로운 국내 업체와 함께 미국에서 질 좋은 튜브를 구해와 다시 도전하며 지금의 이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회고했다.

심 교수는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지 편집위원·유럽 소화기내시경학회지 국제편집위원·베트남 소화기 내시경학회에서 스텐트 발전사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심 교수의 스텐트 개발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스텐트 연구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이제는 '스텐트 하면 한국'이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한국의 스텐트를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혈관 스텐트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비혈관 스텐트는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전세계 의사들이 임상에서 사용하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고 있다"며 "한국의 스텐트는 전세계 의료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찬섭 교수는 "끊임없는 연구와 실패를 딛고 수많은 도전을 하다보니 외국보다 앞선 기술을 가지게 됐고 오히려 해외에서 국내 기술을 모방할 정도가 됐다"며 "앞으로도 스텐트에 대한 도전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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