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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공개 앞둔 수련병원들 "나 떨고 있니?"

평가 공개 앞둔 수련병원들 "나 떨고 있니?"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5.3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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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개 설문 문항으로 전국 200개 병원 촘촘히 파헤친다
병원 평가 이뤄지면 전공의 모집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될 것

▲ 송명제 대전협회장은 동아일보와 공동으로 병원 평가를 진행, 수련병원 평가를 올 10월 공개할 계획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또 한 번 '일'을 벌였다. 이번에는, '잡플래닛' 수련병원판이다. 

지난 2월 익명게시판 '수련병원 인턴, 어디까지 해봤니?'를 개설하며 인턴 수련과정에서 벌어진 폭행과 폭언, 과도한 근무 강요 등 부당 사례들을 수집한 데 이어 이번에는 동아일보와 손잡고 전국 200여개 수련병원을 직접 평가하겠다며 '판'을 키운 것. 

지난번 익명게시판 사례 수집이 자체적인 자정 노력의 시도였다면, 이번에는 수련병원 평가 결과를 동아일보 매거진을 통해 외부에 공개하는 등 한층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설문조사 참여 대상은 전국 200여개 병원에서 수련 중인 인턴 및 전공의 1만 5000여명. 언론과 수련병원 평가를 진행하는 것도,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도 처음인 만큼 전공의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살벌한(?) 평가가 담길 예정이다.

그간 전공의에게 암암리적 희생을 강요해왔던 병원으로서는 성적 순 평가가 결코 달갑지 않을 것. 그러나 전공의들에겐 말 못했던 이야기를 담을 속 시원한 창구가 될 전망이다.

송명제 대전협회장은 24일 본지와 통화에서 "설문 문항은 확정됐다. 100여개의 문항을 통해 병원의 근무환경과 만족도 등을 알아볼 것"이라며 "병원이 교육은 잘 시키는지, 근무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지 등을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협이 참고한 수련병원 평가의 롤모델은 '중앙일보 대학평가.' 매년 중앙일보에서 실시하는 대학평가는 각 대학별로 종합순위와 함께 교육 여건·교수진·국제화·평판 및 사회진출도 등 세세한 부문별 순위까지 공개한다. 여기엔 대학별·연도별 비교 리포트는 물론 학생들이 소속 대학에 느끼는 만족감도 포함된다.

송 회장은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도입되자 대학들은 더 많은 학생들을 유치할 목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려 노력했다. 수련병원도 공개 평가가 이뤄진다면 전공의를 유치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며 "매년 언론과 수련병원 평가를 진행해 그 결과를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라 밝혔다.

소위 '조중동'이라 불리는 메이저 언론과 진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대국민 인지도와 신뢰도 때문"이라 답했다. 그는 "의료전문지와의 진행을 고려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메이저 언론이란 힘이 필요했다"며 "보다 인지도 높은 언론기관에서 설문을 진행한 후 감수를 통해 공신력 있는 평가를 만들어나갈 것"이라 말했다.

평가 결과는 올해 10월경 공개할 예정.

송 회장은 "설문 조사의 윤곽은 짜여졌다. 다만 전공의는 연차별, 과별로 특성이 달라 수련 초기에 설문을 실시할지 혹은 전공의 모집 직전에 할지 조율 중"이라며 "올해 실시할 평가는 전공의 수련이 시작되기 전인 10월경 발표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대전협은 ㈜동아일보사와 19일 '전국병원 수련환경 평가' 공동 진행 MOU를 체결했다. 향후 대전협은 자체 운영하는 사이트 '닥터브릿지'를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검증을 거쳐 동아일보에서 발행하는 '매거진D'에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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