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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훈 대전협회장 "이젠 젊은의사들이 정책 바꿀 때"

기동훈 대전협회장 "이젠 젊은의사들이 정책 바꿀 때"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9.0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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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단체로 변모한 대전협, 그 기조 계속해서 지켜갈 것
전공의 미래 스스로 만들어갈 초석, 대전협이 마련한다


▲ "대전협은 젊은의사 단체니까 적극적이고 공격적, 진취적이어야 한다.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기동훈 대전협회장 ⓒ의협신문 박소영
"이게 나라입니까. 메르스부터 가습기 살균제에 콜레라까지, 의사들이 온 몸으로 질병과 싸울 때 정부는 무엇을 했습니까. 살인적인 저수가로 병·의원은 신음하고 내과·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는 몰락했습니다. 이런 현실에 대한의사협회는 무엇을 하는지 전공의들은 많은 의문을 갖습니다. 이제는 젊은 의사들이 나서야 합니다."

9월 1일자로 20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맡은 기동훈 회장의 취임사다. 기 회장은 추락하는 의료현실을 지적하며 날카로운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 및 19기 대전협 부회장을 역임하고 세브란스 전공의 대표를 맡는 등 '의료계 정책통'으로서 그는,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뚜렷한 비전과 목소리를 지닌 기동훈 회장을 5일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났다.

취임한 지 5일 됐다. 집행부 구성은 완료했나.
19기 대전협에서 정책이사를 맡았던 이상형 선생님이 부회장을 맡았다. 기존의 조승국·조영대 선생님 등과 함께 20기를 함께할 이사 12명을 모두 구성했다.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계획이다.

취임사를 통해 의협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공식 참여에 분노가 크다.
왜 정부와 그렇게 쉽게 합의한 건가.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이 원격의료의 전 단계라는 건 자명하다. 참여한 보건복지부 라인업만 봐도 그렇다. 의협이 참여 의사를 밝히자 전국의 많은 의원들이 신청했다. 젊은의사들의 미래를 가로막았다는 데서 분노했다. 2년 전 전공의들이 의료계 총 파업에 참여하며 원격의료 저지를 외쳤던 것과도 반대되는 결정이다. 시범사업에서 아무리 대면진료 원칙을 지킨다 한들 전화상담 성과가 좋으면 원격의료를 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통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공약 이야기를 해보자. 전공의 수련평가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정착을 첫 번째로 넣었다.
뭐든 첫 단추가 중요하다. 전공의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전공의특별법 통과 후 가장 우려했던 게 전공의 TO가 취소되는 것이었다. 일은 똑같은데 정원이 줄면 남아있는 전공의들이 힘들지 않나. 전공의특별법이 수련병원에 부담이 될 것은 안다. 어떻게 수련평가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정착에 나설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려운 점, 이해해 달라.

전공의들의 수련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토록 하는 방안은 어떻게 이뤄갈 건가. 쉽지 않을텐데.
전공의특별법에는 '국가에서 수련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른 나라의 전공의 수련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페이퍼를 만들어 설득할 것이다. 다른 연구기관과 연계해 리서치를 하려고 한다. 이 역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비밀이다(웃음).

동아일보사와 진행하는 수련병원 평가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지난달 18일부터 지금까지 전국의 전공의 및 인턴 2000여명이 넘게 참여했다.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생각한다. 병원평가 결과는 검증을 거쳐 10월, 늦어도 11월에는 발표할 계획이다.

새로운 채널인 '영닥터D' 개설 등 소통 강화도 공약 중 하나다.
대전협은 SNS 홍보를 잘한다. 카드뉴스뿐 아니라 동영상 콘텐츠 제작 능력도 갖추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도 의료계 단체 중 가장 많다. 그만큼 파급력도 크다. 채널 다각화로 소통을 늘리려 한다.

대전협 카드뉴스를 보면 문구가 굉장히 세다는 느낌이다.
젊은의사 단체니까 적극적이고 공격적, 진취적이어야 한다.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사실 취임사도 두 가지 버전을 놓고 고민했다. 무난하게 좋은 말만 있는 것과 내가 생각했던 것 중 고민하다가, 후자로 했다. 대전협은 의료계 현안에 의욕적으로 이야기하고 뛰어드는 단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 토론회에 가보면 한의협만 봐도 의료계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로 라인업 돼 있다. 변호사협회가 30대를 회장으로 선출했듯 대전협은 젊은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려고 한다.

참여를 중요시하는 것 같다. 회장 선거 캐치프레이즈도 '함께하는 변화'였다. 대공협회장 역임 등 그간 의료계 경험이 바탕이 된 건가.
대공협에서 1년은 법제이사, 1년은 회장으로 일했다. 대공협 회장일 당시 공보의특별법 발의를 위한 정책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국회에서 관련법도 발의됐다. 당시 의료전문지에서 젊은 단체 중에선 대공협 이슈가 가장 많이 나왔을 정도였다. 회원 복지 개선도 중요하지만 정책 이슈를 계속 끌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그때 느꼈다.

그렇다면 정책 변화로 최근 전공의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무엇인가.
의료분쟁조정법 강제개시다. 요즘은 전공의에게 소송을 건 다음 병원에 소송을 건다. 그런 일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의분법 강제개시로 소송이 쉬워지면 환자를 가장 처음 만나는 전공의가 제일 큰 타겟이 될 것이다. 전공의들은 조사 받을 시간이 많지 않다. 흉부외과나 신경외과 등 바이탈을 다루는 과의 지원율은 더 떨어질지 모른다. 의사로서의 보람과 의미도 마찬가지다.

의료계 직역 침범에도 강력 대응할 것이라 강조했다. 최근 대법원은 치과의사의 보톡스와 레이저시술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 판결했는데.
상식에 어긋난 판결들이 나오고 있다. 판사들도 이성적·합리적 근거로 판결을 내렸을 텐데, 대체 어떤 근거와 흐름으로 그런 판결이 나왔는지. 이걸 과연 '추세'라고 받아들여야 하나? 그럴 순 없을 것이다. 판결에서 계속 지는데, 의료계가 왜 졌는지 복기가 잘 돼야 한다. 준비를 충분히 했음에도 졌다면 우리가 뭔가 부족하지 않았나 돌아봐야 한다.

앞으로 1년간 이끌고픈 대전협의 방향은.
정책 단체로서 대전협을 이어가는 것이다. 송명제 전 회장이 대전협을 정책단체로 변모시켰다. 집행부는 1년마다 바뀌지 않나. 그래서 기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정책 단체로서 젊은의사들의 목소리를 계속 낼 수 있게 할 것이다. 전공의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나갈 초석을, 대전협이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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