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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평가 후 검토?…"국가 부담이 원칙"

기사승인 2017.01.01  0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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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지원 미온적 정부…재정 부담 책임은?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수련환경 개선과 전공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대체인력 확보를 위한 예산 지원에 대한 보건복지부 등 정부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이에 따라, 당장 제도 개선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병원계는 발만 동동 구르며 보건복지부의 결단만 기다리고 있고, 전공의들은 모처럼 마련된 제도 개선 기회가 예산 확보 미흡으로 인해 무산될까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제도 개선의 효과를 의료 질 평가 등으로 확인한 후에 예산 지원을, 그것도 개별 병원별로 고려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보건복지부가 전공의특별법에 명시된 "정부는 수련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필요한 예산 지원을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기동훈 대전협 회장은 "대전협 자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법에서 '할 수 있다'는 말은 '하라'는 의미"라며 "향후 전공의 수련에 대한 정부예산을 받아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선진국에서는 국가가 수련비용을 지원한다.

사보험 성격이 강한 미국에서도 직간접적으로 9조원의 지원이 이뤄진다. 일본도 초기 2년간의 수련비용은 국가에서, 나머지는 지자체에서 지원한다"면서 "정부에서 수가를 통제하는 현 시스템에서 전공의 수련비용까지 지원하지 않는다는 건 그동안 의료인력 양성에 국가가 무임승차해왔다는 것"이라 강하게 비판했다.

수련비용 지원 규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 회장은 "손해 보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전공의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보는 수준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수련병원들도 전공의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지 않으며 수련 프로그램에 투자하게 된다"며 "전공의가 없다면 경제적 손해가 막심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상에 싸고 좋은 건 없다. 경제적 이득이 돼야 선순환이 이뤄진다. '손해 보지 않게 해줄게'란 마인드로 투자가 이뤄지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온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병원계도 보건복지부의 수가 인상 형태의 예산 지원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법 시행에 따른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과계 20개·외과계 12개 총 31개 의료기관에 대해 지난 9월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수가를 산정하면서 이와 가장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가를 참조, 인력 배치기준에 따라 최소 1만 500원에서 최대 2만 9940원까지 책정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예산 지원으로 병원계를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A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특별법으로 수련시간이 줄고 선택진료비도 축소되며 병원은 수가를 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보전돼야 함에도 수가는 1인당 최대 3만원에 불과하다. 만일 1인당 45병상을 담당한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4500만원의 수가가 들어와, 1년에 약 5억원이다. 하지만 최대 5명을 배치해야 해 인건비만 7억 5000만원이 들어 결국은 적자"라고 지적했다.

B 수련병원 관계자도 "제도 도입 취지는 좋으나 수가 등 여러 문제로 인력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입원전담전문의는 주 7일, 24시간 상주해야 하나 실제로 중요한 건 야간과 휴일이다. 만일 24시간 근무인력을 구하지 못할 경우 야간 및 휴일 위주로 근무시키는 방향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허대석 서울의대 내과 교수는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현재 입원환자에게 제공되는 회진·질병 치료 상담·교육 등의 직접행위와 의무기록 및 진료계획 작성 등 간접행위를 모두 포함해 '입원환자 의학관리료'가 적용되고 있다.

   
▲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보건복지부가 전공의특별법에 명시된 "정부는 수련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필요한 예산 지원을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공의들이 수련환경 개선을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 의협신문 김선경 기자

그러나 상급종합병원의 기준에서 입원환자 의학관리료를 살펴보면, 입원료의 40%로 1만 4198원과 선택진료비 5480원을 더해서 총 1만 9678원 뿐"이라고 상기시키고 "이렇다 보니 병원 입장에서는 인턴·전공의·전임의·교수·입원환자전담전문의까지 채용하려면 손해 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책정된 금액으로는 병실에 상주할 의사가 없다. 또 대학병원에서 신분보장도 안 되는데 누가 지원하겠냐"며 "단순히 급하니까 사람을 뽑게 되면 실패하게 된다. 인건비가 보전되고 입원 수가가 신설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제도 개선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후에야 예산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저조한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가 보상인데,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수가 보상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시범사업 결과가 좋으면 의료기관 질 평가에 가산점을 부과해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범사업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참여 의료기관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한 만큼, 의료기관장들을 만나, 제도의 취지와 운영방향, 그리고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힐 것이며, 의료기관들의 의견도 수렴할 것"이라고도 했다.

입원전담전문의제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며, 제도 시행 초기에 참여하는 의료기관과 전문의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도 피력했다.

이 과장은 "시범사업이 제대로 진행돼야 본사업을 제도로 설계해 시행할 수 있다. 입원전담전문의제는 앞으로 발전해야 할 제도로 먼저 제도에 참여하는 것이 참여 의료기관과 전문의에게도 유리할 것"이라며 "열심히 참여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 지원책을 마련해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참여 의료기관의 전문의 모집조건 즉, 직업 안정성 보장과 보수 등 조건이 달라져야 전문의 지원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에는 "참여 의료기관장들에게 모집조건 현실화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법 제정·시행의 산파 역할을 한 김용익 전 의원(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은 정부가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예산 확보 방안으로는 병원계와 마찬가지로 수가 인상을 제안했다.

김 전 의원은 "법 시행에 따른 예산 부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법 시행 후 수련병원의 의료 질 개선 정도를 평가해 사후에 지원하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별로 기약이 없는 이야기라"라면서 "전공의 수련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법 시행에 따른 예산 확보 방안은 수가 인상과 직접적인 예산 지원 등 두 가지다. 수가 인상은 현재 보험재정 흑자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그리고 예산 지원은 법 시행 효과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예산 지원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수가 인상 폭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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