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산과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 정부 100% 책임져야"
"산과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 정부 100% 책임져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2.16 12:2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대만, 정부가 전액 부담…의료소송 ↓ 전공의 지원 ↑
배덕수 산부인과학회 이사장, "정부 안전 분만환경 제공 당연"
▲ 배덕수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일본과 대만과 같이 우리나라도 산과의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을 국가가 100%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높은 의료사고의 위험 속에서도 그동안 산부인과 의사들은 분만을 담당해 왔는데, 불가항력적인 의사료사고에 대해 일부 책임을 지라고 하면 산부인과를 기피하는 의사들이 더 많아지고, 이는 결국 우리나라에서 분만을 담당하는 의사수의 부족으로 이어져 더 큰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

배덕수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은 최근 대한의사협회에서 발행하는 <의료정책포럼>에서 의료분쟁조정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배 이사장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에서 산부인과의 분만과정에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해 의료기관에 30%의 분담금을 책임지라고 한 것은 분만이라는 의료행위 자체에 원죄를 씌우는 격"이라며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분만과 관련된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제도는 사회안전망으로서 국가가 100%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배 이사장은 분만 관련 무과실 의료보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과 대만의 예를 들면서, 특히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소개했다.

배 이사장은 "일본도 분만을 기피하는 현상이 악화되면서 1994년 대비 2004년 약 25%의 분만병원이 문을 닫고, 야간 분만이 불가능한 병원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산부인과학회는 'Project 500, grand design 2010'을 발표했다"며 "60세 이하 산부인과 의사 1만명 확보, 의사 1인당 연간 분만 100건 담당, 20년 간 매년 신규 전공의 500명 확보 등을 목표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산부인과학회는 정부와 국회에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한 결과, 일본 정부는 2006년 이후 산부인과에 대한 대규모 지원 예산을 확보하게 됐으며, 산과 무과실 보상제도에 300억엔(한화 약 3000억원)을 전액 정부가 지원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배 이사장은 "대만도 산과 무과실 보상제도를 시행한 결과,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 향상에 도움이 되어 2012년에는 74%에 불과했던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이 2015년에는 94%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대만은 의료발전예산기금에서 무과실 보상제도 예산을 100%(한화 약 60억원)지급하고 있는데, 분만 관련 의료소송의 빈도를 약 7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는 결국 의료소송의 두려움으로 산부인과의 지원을 꺼려하던 전공의들을 불러모으게 했다"고 덧붙였다.

배 이사장은 "의학적으로는 불가항력으로 이해되는 상황도 산모와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의료사고'의 상황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아 갈등의 소지가 많고, 의료소송의 빈도도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높은 의료소송의 위험성은 분만이라는 행위의 높은 노동의 강도와 더불어 의사가 분만을 기피하는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부가 안전한 분만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배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간 분만실 폐쇄율이 50%, 분만수가가 일본의 10분의 1 수준 등 일본보다 훨씬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산과 무과실 보상제도의 분담금 문제를 단지 금전적인 문제로 보지말고, 분만인프라 붕괴와 분만 기피를 경험한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