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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폐동맥고혈압, 혈관석학들이 잡는다

치명적인 폐동맥고혈압, 혈관석학들이 잡는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3.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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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치료제 없고 임상데이터 부족...조기 진단이 생존율 높인다
대한폐고혈압연구회, 질환 등록사업 및 다양한 임상연구 진행 노력

정욱진 교수가 폐동맥 고혈압의 현황 및 폐고혈압연구회 활동 계획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폐동맥 고혈압(PAH)의 예방과 치료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임상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야 하고, 정부도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폐동맥 고혈압은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2∼4년에 불과하고, 치료제가 있더라도 비싸거나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 또 대부분의 환자들이 진단이 늦어 폐혈관이 많이 좁아진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해 약효가 떨어진다. 약이 잘 안들으면 시술, 이식등을 해야 한다.

특히 폐동맥 고혈압은 원인이 다양하고 치료가 복잡하기 때문에 협진이 매우 중요하다. 폐고혈압은 폐혈관(폐동맥, 폐모세혈관, 폐정맥)에 생기는 고혈압을 말하는데, 폐동맥 고혈압이 가장 치명적이다. 국내에는 3000∼4000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심장학회 혈관연구회(회장 박정배/단국의대 순환기내과)는 세계적으로 혈관분야 석학들을 초청해 10일∼11일까지 제주 휘닉스아일랜드에서 국제심포지엄(KVRWG 2017)를 개최한다.

행사 첫날인 10일에는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 앞서 한국인 폐동맥 고혈압(PAH)을 주제로한 심포지엄이 열렸는데, 가이드라인 소개, 임상사례 소개, 진료에서의 어려움, 그리고 폐고혈압연구회 활동에 대한 내용이 소개됐다.

심포지엄에서는 폐동맥 고혈압에 대한 유병률을 정확히 알기 위한 등록사업의 중요성, 그리고 치료제 사용과 관련한 보험정책적인 문제, 최선의 치료를 위한 숙제는 무엇인지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먼저 장혁재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폐동맥 고혈압은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2∼4년에 불과하며, 위중한 질환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질환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 대부분이 젊은 40대이며, 이 중 80%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생존 기간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고 돌아가는 길에 갑작스런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며 "적절한 모니터링과 정확한 진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진료과가 다학제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치료약물이나 표준진료지침이 없기 때문에 타깃 치료를 하기 힘들다"며 "협진을 통한 정확힌 진단과 최선의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욱진 가천의대 교수(길병원 심장내과)는 "고혈압은 약을 잘 먹거나 관리를 잘하면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지만 폐고혈압은 식생활 관리나 약물치료 등으로도 잘 조절되지 않는다"며 "폐동맥 고혈압은 폐고혈압의 3%에 불과한 희귀질환이고, 국내에 약 4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20년전만 해도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평균 생존 기간이 2.6년에 그쳤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전문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생존 기간이 평균 8년 정도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전문치료제가 있음에도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전히 사망률은 높다"며 "조기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내 폐동맥 고혈압 등록사업(KORPAH) 결과, 진단을 빨리 받고 치료받았을 때 생존 기간이 더 길어졌다"며 "국내에서도 10년전부터 PAH를 연구하기 시작해 지난 3월 4일 대한폐고혈압연구회가 제1차 워크숍을 개최하면서 환자 등록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춘추계 학술대회를 통해 임상연구에 대한 질을 높인 뒤 정부당국에 보험정책 개선 요구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로는 플로란(성분명:에포프로스테놀)이라는 강력한 약제가 있지만 상당히 고가이며, 또 정맥주사약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이 약이 고가이다보니 프로스타사이클린 계열의 다른 약제인 베라실(베라프로스트/경구약), 벤타비스(일로프로스트/흡입약), 레모듈린(트레프로스티닐/주사약)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업트라비(섹렉시패그)가 단독 또는 엔도셀린 길항제 또는 PSE5 길항제와 병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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