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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가산' 일반병원 주면서 요양병원 차별

'간호사 가산' 일반병원 주면서 요양병원 차별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3.3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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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 노인요양병원협회장 "야간간호사 가산 요양병원 제외 부당"
이필순 신임 회장 "전문의 가산 없애는 건 땜질 처방·갑질 규제"

▲ 3월 30일 열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정기총회 및 학술세미나에서 이필순 신임회장(왼쪽)과 박용우 전임회장이 이취임식을 열고 있다. ⓒ의협신문 송성철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야간전담 간호사를 왜 차별합니까. 요양병원 간호사는 중국 복지부 장관이 면허를 줬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정기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박용우 회장은 3월 30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춘계 학술세미나에서 "정부는 일반병원 야간전담간호사에게는 인력가산은 물론 수가도 가산해 주지만 요양병원 간호사는 해당사항이 없다"면서 보건복지부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정춘숙·기동민 의원과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에 대해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을 겸해도 손색이 없는 분들"이라며 "신문고를 울리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일부 관료들은 장기적인 노인보건의료시스템의 큰 그림을 그릴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지엽적인 문제만 매달려 요양병원을 괴롭히고 있다"고 날을 세운 박 회장은 "야간전담간호사 인력 문제를 시정해 달라고 2년 전부터 매달렸지만 돌아온 답은 '담당자가 바뀌었다, 새로 와서 인수인계를 못받았다, 업무 파악이 안됐다'며 아직도 답이 없다"고 꼬집었다.

당직의료인 배치·야간전담 간호사·4인실 입원료 제외 등 요양병원만 차별하는 정책에 이어 전문의 가산제를 손대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박 회장은 "요양병원 현실을 모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몇 몇 연구원들이 연구한 결과를 근거로 내세워 의료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 전문의 가산제를 없애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심평원의 삭감을 참지 못해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승소해 변호사 비용까지 돌려받았다"고 밝힌 박 회장은 "지금도 가이드라인에도 없는 삭감을 해 대는 탓에 환자를 돌보는 데 시간을 쏟아야 할 직원들의 시간을 뺏고 있다"며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르신들이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보건의료 환경을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기총회에서 박 회장에게 협회기를 건네 받은 이필순 제8대 신임 회장은 "내년이면 65세 노인인구가 720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14%인 고령사회에 진입한다"며 "전문의 가산을 없애는 식의 땜질 처방과 요양병원만 규제하는 갑질 규제로는 노인의료의 질은 좋아질 수 없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이 신임회장은 "지금이라도 노인의료와 복지가 하나로 연계되는 시스템과 요양병원 수가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와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만 2026년 노인인구 20%인 초고령사회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국회·연구기관·노인요양병원협회가 파트너십을 통해 고령사회에 함께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원 가입을 통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도 했다.

"전국 요양병원 1400곳 중 협회에 가입한 요양병원은 37%(513곳)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이 신임회장은 "무임승차하고 있는 63%(887곳)가 회원병원으로 단합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5월부터 전국 정책 투어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이 신임회장은 "회원병원과 비회원병원이 모두 모여 현안을 논의하고, 불공정한 규칙이나 법률을 개정할 수 있도록 국회는 물론 보건복지부와 꾸준히 소통하고 협조하겠다"면서 "단합된 모습으로 뭉쳐 생존권을 지키자"고 말했다.

▲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학술세미나 개회식에 참석한 국회 전현희 정춘숙 채이배 기동민 의원.ⓒ의협신문 송성철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고령화 사회의 요양병원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무게를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대신해 참석한 전현희 의원은 "정부는 노인의료 선진국 정책을 표방하고 있지만 요양병원 수가·인력·감염 등에서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다보니 요양병원계가 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 후보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노인의료 분야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 정치권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병원의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후보의 메시지를 전한 정춘숙 의원은 "돌봄·노인요양·노인의료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라면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호스피스·치매 등의 문제는 전문성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 세대간 화합하면서 사회가 함께 어르신을 돌보는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을 대신해 참석한 채이배 의원은 "서류 작업하느라 정작 환자에게 요양할 수 있는 시간이 모자라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여러분의 노고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라고 밝힌 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노인요양병원에도 실시해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경감하고, 건강한 100세 시대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안철수 후보의 메시지"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고령사회를 앞두고 노인·아동·여성·청소년·장애인 등이 사회적인 큰 타협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있다"면서 "의료의 질을 높이면서 요양기관 종사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어떻게 향상시켜 나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고, 전체의 파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고 밝혔다.

정기총회를 끝으로 2년 임기를 마친 박 회장은 "전문의 가산제는 요양병원에서 질 높은 전문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면서 "전문의 가산제를 폐지하면 요양병원에서 전문의 대신 한의사를 쓰게 될 가능성이 높고, 요양병원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요양병원 병상수는 국내 총 69만 병상 가운데 37%(25만 병상)를 차지하고 있지만 진료비는 55조원의 8.6% 가량일 정도로 낮다"면서 "요양병원이 적은 비용으로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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