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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의사 금고형...의료계 분노 전국 확산

기사승인 2017.04.25  0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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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부산·경북·전남醫 잇따라 규탄 성명 29일 서울역앞 궐기대회...분위기 '고조'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 현지조사 개선을 요구하며 광화문에서 열린 궐기대회 모습.

자궁내 태아사망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의사에게 금고형을 선고한 판결에 대해 의료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산부인과의사들은 물론 타 과 전문의들도 법원을 규탄하고 나섰으며, 대한의사협회 산하 시도의사회까지 잇따라 항의 성명을 내는 등 반발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주최로 오는 29일 오후 6시부터 서울역광장에서 열리는 '전국 산부인과의사 긴급궐기대회'에는 의협과 대의원회, 개원의협의회, 서울시의사회를 비롯한 전남·전북·충남·충북의사회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또 외과·비뇨기과·성형외과·신경과·신경외과·안과·일반과·영상의학과·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대표들도 동참을 약속한 상태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이날 궐기대회 현장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은 산부인과의사들 뿐만 아니라 타 과 의사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위기 의식을 갖게 하고 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는 19일 성명을 내어 "이번 판결은 분만 중 언제든지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자궁내 태아사망을 마치 의사의 잘못으로 판단하고, 살인범으로 낙인 찍어 교도소에 구금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산부인과 의사는 의사생활을 하는 동안 몇 번은 교도소에 들락 거려야 하는 잠재적 전과자가 되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의사회는 "단 한 사람의 사망자만 발생해도 의사가 감옥에 가야한다면 어느 누가 진료현장에서 위험에 빠진 중한 환자를 진료하려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대한흉부외과의사회도 21일 "산부인과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생명에 근접한 진료를 하고 있는 흉부외과 의사들 역시 이번 사건과 유사한 일들을 많이 겪을 수밖에 없다"며 "그런 일들을 겪을때마다 업무상과실치사형을 받는다면 전국적으로 큰 수술을 할 수 있는 흉부외과 의사는 거의 남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성실히 일하는 의사들에게 족쇄를 채우게 될 것이다. 이는 장차 생명을다루는 의사들의 극심한 방어진료 및 회피진료를 초래하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 산하 시도의사회들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광역시의사회는 21일 "이 판결대로라면 대한민국에서 합법적으로 태아 모니터링을 하지 않고 이뤄지고 있는 모든 가정 분만과 자연분만, 조산원 분만은 모두 과실치사를 전제로 다고 있는 잠재적 살인회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례와 같은 비논리적이고 반사회적인 판결을 용인한다면 대한민국의 분만의료 인프라는 점진적으로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우리 사회에 닥쳐 올 비극적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당한 의료행위를 시행한 의사에게 모든 죄를 전가하는 무리수를 둔 법원의 판결에 있다"고 강조했다.

경상북도의사회도 22일 "출산 과정에서 태아가 사망하는 일은 산부인과 영역에서 불가항력적으로 생길 수 있는 일인데, 이에 대해 의사에게 무조건적 책임을 지워 과중한 배상은 물론 거기에 더해 형사 처벌까지 한다면 어떤 의사가 산부인과를 전공하고, 어떤 의사가 분만을 맡으려 하겠는가"라며 분개했다.

이와 함께 "지난 10년 간 50% 이상의 분만 의료기관이 폐업을 했고 전국의 46개 지역에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는 우리의 현실은 대한민국 산부인과 의사의 현주소를 웅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의사들도 분노했다. 부산광역시의사회는 24일 "인체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수학 공식처럼 정해진 과정을 거치지 않고, 너무나 다양한 상황과 변화가 발생한다. 모든 결과를 예측하고, 하나의 실수도 없이 대처하라는 것은 의사에게 신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분만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문제점을 해결하기보다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어 더욱 더 기형적인 의료 환경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일선 의료기관에서 개별상황에 맞춰 대응한 행위로 감옥을 가야 한다면, 그 누가 위험하일 복잡한 진료를 감당하려 하겠냐"고 물었다.

같은 날 전라남도의사회도 "산부인과 의사들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와 각종 의료사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산모의 건강을 지킨다는 사명감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다"면서 "격려는 못해 줄 망정 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분만을 포기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남의사회는 "2500여 전남 회원은 정당한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연대해 가능한 모든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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