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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방지모임이 '안아키' 신고한 이유

기사승인 2017.06.17  0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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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혜정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대표)

▲ 공혜정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대표)

2013년, 울산 계모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아동학대에 관한 인식이 부족했다. 불가항력의 어린아이가 지독한 학대 끝에 사망했는데도 가해자는 대부분 상해치사나 학대치사로 3∼5년형 처벌만 받았다.

필자는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이라는 카페를 개설해 전국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살인죄 적용과 엄벌을 촉구하는 운동을 벌였다. 당시 국회에 계류 중이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통과 운동에도 참여했다.

항소심에서 울산 계모에게 아동학대 사건 최초로 살인죄가 적용됐다. 이후 발생한 다수의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살인죄로 기소되는 선례가 됐다.

눈물로 통과 운동을 벌인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 사건 처벌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죽기 전에 지키자는 슬로건으로 CCTV 의무 설치 조항을 포함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통과 운동에도 주력했다.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건을 어느 정도 예방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아동학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범죄 내용은 더욱 잔인하고 끔찍해지고 있다.

요즘 쟁점이 되고 있는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사건은 현직 의료인인 한의사의 검증되지 않은 경험에 의한 처방과 이를 맹신한 부모들이 합작해 아동학대로 이어진 경우이다.

의료인에 의한 아동학대 교사라는 측면에서도 충격이 컸지만, 그들의 처방법을 보면 낫는 것은 둘째 치고 아동의 고통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음에 경악했다. 고통을 덜어주는 것도 치료의 한 방편임에도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동을 '혼내라'고 지시하는 한의사와 이를 철저히 따르는 부모들을 보면서 왜곡된 사랑의 잔인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카페에 제보된 수백 건의 사진을 정리해 아동학대·불법의료행위·무면허 의료행위 등 3가지 신고 서류를 서울 경찰청에 접수했다.

현재 불법·무면허 의료행위는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아동학대 혐의는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조사하고 있다.

유엔이 정한 아동권리협약 제24조에는 아동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아동복지법의 기본 이념은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제아무리 선의와 사랑으로 포장한다 해도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맹신해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는 어린 아동을 고통과 위험에 처하게 했다면 그것은 학대 외 다른 것일 수 없다.

이들은 반드시 아동학대로 처벌받아야 하며, 이를 선례로 종교·신념·민간요법을 맹신해 아동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체의 행위를 아동학대로 처벌해야 할 것이다.

요즘 의료인에 의한 아동학대 신고율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선진국보다는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울산 계모 사건을 보면 계모에 의해 아동의 넓적다리 뼈가 부러지고 팔다리에 화상을 입어 입원했을 때 병원 의사들이 아동의 상처와 부모의 설명이 명확하지 않음을 인지해 신고했더라면 죽기 전에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 대구 입양아 사건에서는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인 의사가 학대가해자인 입양부와 친하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병원으로 출동한 경찰을 가로막아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해 아동이 2차 학대로 사망하는 비극도 발생했다.

의사들이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고의무를 준수했더다면 귀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일부 의료인에 의한 아동학대 교사와 신고 방해가 있었으나, 여러 가지 고충을 감내하면서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는 의료인들이 증가하고 있음에 감사한다.

이들이야 말로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여 어린 생명을 구하고 지키는 의인들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고 내용은 <의협신문>의 편집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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