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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시술에 대한 성찰

기사승인 2017.06.19  11: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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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준익 변호사(의사·법무법인 LK파트너스)

▲ 배준익 변호사(의사·법무법인 LK파트너스)

2016년 2월 보건복지부가 소위 눈 미백수술로 불리던 국소 결막 절제술의 중단을 명령한 사안에 대해 대법원은 보건복지부의 명령이 적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했다.

82.9%에 이르는 합병증 비율 및 50% 이상 환자에게 중증 부작용이 나타난 점, 이를 바탕으로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안전성 미흡 판정을 내린 점, 시술자가 시술 중단으로 입을 불이익에 비해 국민건강 침해를 예방할 공익상의 필요가 있다는 점이 판결의 이유였다.

현재 교과서적으로 통용되는 의료 기술들은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검증을 거치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것이며, 어떤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지 예상이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임상 현상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의료 기술은 과학적인 원리에 대한 기본적인 근거는 있어도 사례의 축적, 이에 따른 부작용의 보고가 완전치 않고 학계에 정리된 시술방법이나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은 채 의료인 개인의 능력과 판단에 의해 시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개원가에서 이와 같은 신기술로 인해 너무나도 많은 사고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성형용 필러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반드시 안면부 주름 개선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고 안내서를 발간했음에도 많은 의료인이 아직도 가슴·유방이나 생식기에 필러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시술과정에서 의료인이 필러로 인한 혈관 막힘을 완벽하게 예방할 방법이 특별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이로 인해 염증과 같은 부작용 뿐 아니라 피부괴사, 심지어는 실명이나 뇌손상같이 매우 중증의 합병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시술을 과연 의사의 재량권, 환자의 요구 및 오프라벨 처방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적법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전(前) 대통령이 직접 처방 및 시술을 받거나 계획했다는 미용목적 주사행위·태반주사·마늘주사·필러시술·실 리프팅 시술 등은 모두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또 식약처나 FDA에서도 시술을 시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런 시술로 인해 발생한 환자의 손해는 과연 의료행위라는 명목 하에 의사에게 책임이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 의료법은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비도덕적인 진료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런 진료행위를 한 의료인에게 1개월의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학문적 근거가 불충분한 시술로 인해 의료인이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를 현재까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 이런 시술로 인해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과실 판단의 어려움 및 법원이 의료행위가 갖는 위험성이나 환자 측의 소인 등을 이유로 배상책임을 일정 부분 감경하는 점을 고려하면 의료인에게 안전성과 유효성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시술 중단 유인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건강보험 급여 항목 진료에 자율성이 부여되지 않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의료인은 어떤 이유로든 비급여 진료에 대한 강한 동기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의료인의 재량은 적어도 근거중심의학이라는 대원칙을 준수해야 하고, 환자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런 원칙과 배려가 없는 시술은 그 자체로 환자에 대한 불법행위이며, 문제 발생 사례가 축적될수록 의료인 전체에 대한 규제 수준을 높일 근거로 적용될 것이다. 눈 미백수술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보건복지부장관은 특정 시술에 대한 중단과 같이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권한을 갖고 있다.

의료인에게 주어진 작은 재량권이라도 지키기 위해 임상에서 이뤄지는 진료에 대한 끊임 없는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의사/법무법인 LK파트너스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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