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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주의자" 정치색 관계 없이 '옳은 일' 나서야

기사승인 2017.08.04  0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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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동훈 대전협회장 "의료계와 입장 달라도 교류해야 고립 안 돼" 전공의특별법과 PA, 호스피탈리스트 "꼼수와 편법 시대는 갔다"

ⓒ의협신문 김선경
"메르스 때 정부는 무엇을 했나. 국가가 뚫렸고 의사가 막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의사들이 반대하는 의료영리화를 위해 국민보건과 건강을 팔았다. 이게 나라인가?"

지난 연말 광화문, 많은 이들이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정부에 날을 세웠다.

이 중에는 의료봉사팀을 자원한 기동훈 대한전공의협의회장도 있었다. 촛불을 든 채 시민들과 역사의 현장을 지켜봤던 것이 벌써 8개월 전.

기동훈 대전협회장은 2일 본지와 만나 "촛불집회에 나갔다는 이유로 좌파로 오해받지만, 나는 사실 정치적 자유주의자"라고 고백했다.

1년간의 회장 임기도 이달 말이면 끝난다. 기 회장은 "시간이 참 빠르다. 아쉬움이 크다"라며 그간의 소회를 풀어놨다. 

선거 공약을 거의 다 지켰다. 수련환경평가기구의 안착과 연차별 교육내용 확립, 신랄했던 수련병원 평가 공개와 SNS 활성화까지. 유일하게 남은 게 '전공의 수련비용의 국가 지원'이다
지난해 말  탄핵으로 행정부가 마비되며 논의가 지연됐다. 이 사건이 아니었다면 정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보다 진척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쉬움이 크지만 주어진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했고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개인적으로 의미 깊은 것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안정적으로 안착시킨 것, 그리고 전공의특별기금을 대전협으로 귀속시킨 것이다.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도록 관리 위원회도 만들었다. 특별기금을 안전하게 보관해주신 선배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촛불집회 당시 광화문 단상에 올라 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사회 참여에 유달리 적극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집회에 나갔다고 '좌파네, 빨갱이네' 욕을 많이 먹었다. 어떤 기사 댓글들은 아주 무섭다(웃음). 다들 날 '좌빨'로 보지만 나는 정치적 자유주의자다. 진보든 보수든 '옳은 일'에는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 의사들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주저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면이 있다. 의사도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

중요한 건 '우리'가 원하는 말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회가 의사들에게 원하는 입장이나 말이 분명히 있고, 의료 전문가로서 사회 문제가 터졌을 때 분명히 의사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다. 기존 의사들은 이런 점이 부족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만 했지 정작 사회가 필요로 할 때 나서지 않았다. 이게 계속되면 옳은 말을 해도 외면 받는다.

ⓒ의협신문 김선경
지난해도 어김없이 의료 악법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런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보는가
국회의원처럼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의료계 반대 의견을 내면 '왜 그럴까'를 생각해야 한다. 의료계와 다른 목소리는 당연히 나올 수 있다. 개인이나 단체마다 입장은 다르다. 그럴 때마다 우리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지 '저 나쁜놈'이라고 욕하는 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방법이다.

공통 분모를 찾아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의사들은 지금까지 얼마나 '우리' 의견을 교류했을까. 아마 안 했을 것이다. 스스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다른 입장이란 이유로 배척하면 공유할 수 있는 분모조차 잃어버린다.

이같은 관점에서 아쉬운 의료계 이슈가 있나
결핵이다. 의료계에서 이슈를 선점하고 공유했어야 했다. 메르스 당시 마스크 열풍이 불었던 것 기억하는가. 사실 결핵감염이 더 무서운 건데 여기엔 대책이 없다.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 결핵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국민들은 여전히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OECD 선진국 중 아직까지 결핵이 창궐한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현 정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보건소나 지소를 중심으로 결핵을 관리해야 한다. 결핵으로 각종 이슈가 계속해서 터지기 전 의료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교육부가 서남의대 폐교를 공식화했다. 지난달 서남의대생들 항의시위에 참석해 "더 강력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독려했지만, 결국 폐교가 결정됐다
학생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사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폐교 결정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내리기 조심스럽다. 다만 이 사건을 보고도 의대 신설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인 것이다. 현 상황에서 의대 신설은 한 자리 해보려는 일부 나이든 의사들의 연금대책일 뿐이다.

서남의대 설립과 관련된 공무원들의 징계도 뒤따라야 한다. 왜 공무원들은 아무 징계도 받지 않나? 정치적 논리로 의대를 양성해놓고 방치했는데. 서남의대 사건을 계기로 의대 신설과 유지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한다.

연말이면 주당 80시간 수련이 본격화된다. PA와 호스피탈리스트도 얽힌 복잡한 사안이다. 온전히 정착할 것으로 보는가
병원별로 시간표도 만들고 여러 준비를 한다고 알고 있다. 지금까지 전공의들은 무한정의 노동력을 제공해왔다. 하루 4시간씩 자면서 주당 120시간, 140시간을 일하기도 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가짜 당직표를 만들어 근무수당을 안 주기도 했다. 지금까지 만연했던 모든 불합리는 없어져야 하며, 위반시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이제는 덮는다고 덮어지는 시대가 아니다.

ⓒ의협신문 김선경
PA도 마찬가지다. 꼼수로 피해간다고 끝나는 시대가 아니다. 안 되면 안 되는대로 해야 한다. 그래야 불합리가 고쳐진다. 편법은 환자를 위하는 게 아니다. 법과 정책이 이상하면 고쳐야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위법을 저지른다? 결국 환자도 위험하고 의사만 욕 먹는 상황이 벌어진다. 불법은 핑계가 될 수 없다.

현재 PA로 큰 피해를 본 사건이 대전협에 접수된 상태다. 현재 해당 건은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했으며 대전협에서도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 사건의 경우 보호자가 의사였다. 그래서 PA로 인한 피해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일반인은 잘 모른다. 이같은 케이스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달 말로 회장 임기가 끝난다. 회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젊은의사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 대전협의 영역을 넓히고 싶었다. 전공의 문제만을 이야기하는 단체에서 사회참여 단체로. 젊은의사 단체의 역할과 기대가 있지 않나. 촛불집회가 한 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전국 시도의사회에서 많은 활동을 하길 바란다. 의사회 선배님들이 먼저 손 내밀어준다면 더욱 감사할 것이다.

 

박소영 기자 young214@k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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