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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들, 응급실 뜯어고치기 '바쁘다 바빠'

기사승인 2017.09.14  12: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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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 응급의료법으로 올 12월부터 응급실 출입·체류 제한 적용 빅4병원, 전담교수 배치·응급실 과밀화 해소로 감염 차단 초점

개정된 응급의료에관한법률에 따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환자 분류 및 출입 제한, 그리고 감염병 예방을 위해 응급실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사진은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
메르스 사태로 인해 지난해 12월 응급의료에관한법률이 개정된 것과 관련 대형병원들이 연이어 응급실 운영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응급의료에관한법률 개정에 따라 환자 중증도 분류 및 감염병 의심환자 등의 선별 의무 조항은 2018년 12월 시행 예정이지만, 응급실 출입 및 체류와 관련한 조항은 올해 12월 3일부터 시행예정이다보니 응급실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 때문.

특히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이 최근 응급실에 인턴 대신 전담 교수가 응급환자를 진료하도록 하거나, 응급실 과밀화 문제를 줄이고 감염방지에 중점을 두는 등 기존의 병원 응급실과는 완전히 다른 체계를 갖춰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서울대병원은 응급실 전담교수 시스템을 도입해 중등도 이상 환자를 교수 등 전문의가 처음부터 진료하는 시스템으로 응급실을 전면 개편하고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응급의학과·내과·외과·신경외과·신경과 교수 등 총 6명의 전담교수를 별도로 채용해 응급실을 찾은 중등도 이상의 환자를 처음부터 진료하면서 응급환자에 대해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진료한 후 응급의학과 또는 다른 진료과 협진을 요청하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환자의 응급실 체류시간 단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장은 "서울대병원은 종전에도 응급의학과 교수 등 전문의 16명으로 3개팀을 운영하면서 응급환자중증도분류체계(KTAS) 상 1, 2등급에 해당하는 중증응급환자에 대해서는 전문의가 초진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 인력을 충원해 1개 팀을 더 늘림에 따라 중증응급의심환자(KTAS 3등급)의 상당수도 전문의가 초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반 외래 및 입원환자 진료를 하지 않고, 응급실 환자의 협진만을 전담할 다른 진료과 교수를 채용해 응급실에 상주토록 함으로써 응급환자 진료에 만전을 기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이 전담교수를 배정하고, 과밀화를 해소하려는 시도와는 달리 세브란스병원은 응급실 공간을 확장해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응급진료센터를 기존 1520㎡(약 460평)에서 3300㎡(약 1000평)으로 220% 확장한 것. 세브란스병원은 더욱 강화된 감염방지 대책과 과밀화 해소 시스템을 갖춰 응급질환자들이 24시간 언제라도 안심하고 찾아올 수 있는 준비태세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감염예방 '0'를 목표로 한 것이 눈에 띈다.

박인철 응급진료센터 소장은 "1년 동안의 치밀한 사전 검토와 구상에 이은 11개월간의 단계적 공사를 통해 환자 중심의 응급진료 공간으로 거듭났다"며 "환자의 신속한 분류로 과밀화 해소 및 센터의 탄력적 폐쇄 시스템 도입이 가장 큰 과제였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는 3개 주출입구(도보 거동 환자용, 구급차 이동 환자용, 발열 또는 감염환자용)에 발열환자 출입을 감시하는 시스템과 외부의 오염원이 실내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음압공조 시스템을 설치했다. 특히 도보를 이용한 환자 출입구역엔 2중 차단 출입문을 설치했다.

또 진료 및 처치 공간에 설치 된 격벽 차단 시설도 대량 감염사태 발생 시, 감염환자 공간과 일반환자 공간을 완벽히 분리함으로써 감염예방에 결정적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응급진료센터 구역 곳곳을 탄력적으로 폐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

올해 12월 3일부터는 개정된 법률에 따라 응급진료센터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환자 비율을 5% 미만으로 유지해야하는 법령도 시행되는데, 이를 대비해 종합적인 과밀화 해소 대책도 만들었다.

전문간호사가 환자분류 접수대에서는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체계(KTAS)를 준수해 응급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1등급(최고 응급 중환)에서부터 5등급으로 평가하도록 했고, 1∼3등급으로 판정 받은 중증환자는 연령에 따라 모두 52병상으로 구성 된 성인응급 구역과 소아응급구역으로 나뉘어 분산되도록 했다.

성인중환자구역인 블루존(Blue Zone)은 A·B·C 세 구역으로 나누고 모두 격벽이 설치돼 감염예방은 기본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했고, 소아중환자구역인 핑크존(Pink Zone)은 격리실을 포함해 도합 8개의 침상이 마련됐다. 이밖에 중증도가 낮은 환자구역인 오렌지존(Orange Zone)을 만들었다.

감염성 질환 의심환자를 위한 특수구역에는 국가기준에 부합하는 음압병실 2병상이 마련됐으며 모두 전실을 갖췄다. 응급진료센터 중환구역에서도 별도의 격실구조를 갖춰 원내 감염을 원천 봉쇄하도록 했다.

또 서울대병원처럼 전담교수를 별도로 채용해 응급실을 전담하도록 하지는 않고,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응급진료센터 내에서 응급환자를 진료하도록 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보다 가장 발빠르게 응급실 구조를 개편한 곳은 삼성서울병원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로 얻은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두번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난해 5월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병원환경을 조상한다는 것을 목표로 응급실 구조를 개편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첫 관문인 응급실을 이용하는 모든 환자가 응급실 밖 '발열호흡기진료소 선별진료실'을 거치도록 했고, 감염병 위험 가능성을 사전에 걸러 일반 환자 노출을 최소화 했다.

국내에서 메르스는 종식됐지만 언제든 유입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재도 보호장구를 갖춘 의료진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또 만약 고위험 감염병이 의심되는 경우 응급실로 들여보내지 않고 '발열호흡기진료소' 내 설치돼 있는 음압격리실 11곳(성인 6, 소아 5)에서 응급진료를 받게 하고, 관련 절차에 따라 보건당국에 신속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응급실 옆 별도 건물에 고위험 감염병 환자 전용 음압격리병동을 가동해 환자 및 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다.

뿐만 아니라 고위험 감염병 환자 내원 시를 대비해 필수지원인력인 환경미화원, 보안요원, 이송요원 등에 대해서도 전담팀을 구성하고 사전에 철저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응급실 개선과 관련해 마스터플랜(성인)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는 감염관리 예방을 위해 지난 해 총 5개의 음압격리실을 설치했고, 올해 말까지 총 3개의 고도음압격리실을 갖출 계획이다.

특히 소아응급센터는 보건복지부 지정 차세대 소아응급센터의 모델로서 성인 응급센터와 분리 운영해 소아청소년들의 모든 감염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료진에 의한 정확하고 빠른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소아 특성에 맞는 의료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있는 성인 응급의료센터의 경우 공간적인 특성을 고려해 현재는 기본적으로 응급중환자실과 긴급진료실은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또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환자 분류실에서 내원 환자들을 최초 진료를 하면서 빠른 진단과 치료를 통해 응급실 체류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한편, 병원계 한 관계자는 "법 개정으로 많은 병원들이 응급실 구조를 바꿔야 하고, 환자 분류 및 선별, 그리고 응급실 출입 제한 등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력도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감염병 예방을 위해 별도의 시설도 갖춰야 하는데, 대형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곳은 응급실 구조 전체를 바꾸는데 애로점이 많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보호자의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체류하다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해 환자들의 안전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하는 문제도 있다"며 "법 개정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상황들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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