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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 가장 의미 있던 삶의 기억은?

기사승인 2017.09.21  17: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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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마지막 순간 담는 '카메라 든 성직자' 앤드루 조지 '있는 것은 아름답다(Right, Before I Die)'사진전…10월 3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갤러리에서 10월 31일까지 '있는 것은 아름답다(Right, Before I Die)' 사진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담는 '카메라 든 성직자'로 불리는 미국 사진작가 앤드루 조지(47)의 국내 두 번째 기획전이다. 앤드루 조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사진작가다.

그는 지난 2012년,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임종을 앞둔 사람들의 사진과 그들이 남긴 편지 그리고 인터뷰 등을 2년 여 동안에 걸쳐 자료로 남기는 작업을 했다.

이번 전시는 그렇게 어렵게 내놓아진 작품 21점이 담담하고 진솔하게 관객을 맞는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조금은 초췌한 여러 인물들의 초상들이 눈길을 마주한다.

"사진 속 인물들이 겪었던 일들은 우리에게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었다. 지속적으로 뒤통수가 가렵다던가, 왼쪽 옆구리가 불편하다던가, 샤워할 때 멍울이 만져진다던가 하는 가볍게 지나칠 수 만은 없는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이다"라며 사진속 주인공들을 소개하는 작가는 "이 분들의 사진들을 찍는 데 지난 2년을 할애했다. 대면 인터뷰나 서면을 통해 지금 심정이 어떤지 물었고, 그 답변의 일부를 실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말로 하는것이, 또 어떤 사람들은 글로 하는 것을 선호했다."라며 작업하는 그 순간을 전하는 앤드루 조지….

인물 사진과 함께 전시된 그들의 글은 더 감동적이다. 삶의 마지막을 회고하며 전하는 그 글들은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순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특이하게(?) 전시장 중앙에 놓여진 긴 의자에 마주 앉아 사진속 인물의 눈을 응시하며 조금 더 머문다. 무언가 정제된 느낌들…. 이 의자들은 의도한 장치임에 분명한것 같다.

▲ 아벨은 "여러분은 인생의 편도 티켓을 쥐고 있는 셈이에요. 인생을 허비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갤러리에 사진작품은 실제 20점이다. 나머지 한 점은 유리거울…. 작가는 이것도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 중간에 놓여진 유리거울은 관람객에게 스스로를 반추할 수 있는 접점의 장소가 된다.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앤드루 조지는 "20명의 초상화를 둘러보고 거울과 마주해 자신과 대화해 보라. 그리고 자신에게 똑같이 37개의 질문(작가는 사진속의 주인공들에게 실제 37가지의 질문을 통해 인터뷰를 완성했다)을 던져보라"며 이번 사진전을 통해 삶의 깨달음을 얻기를 희망했다.

안타까운점은 작품속의 주인공들 가운데 19명은 이미 고인되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너무 바쁜 일상을 사느라고 '자신이 잘 살고 있는지''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잊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삶'과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진정 아름다운 일'임을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듯하다.

한편, 전시 컨셉트에 맞춰 의료계 종사자들에게는 입장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 조세피나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인생이란 죽음으로 가는 대기실이죠"라고 말하며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 조세피나의 생전 모습과 그녀가 남긴 이야기


매일 밤 꿈을 꿔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도 꿈에 나오죠. 밤에 꿈을 꾸느라 낮에 너무 졸려서 종일 잠만 자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하곤 해요. 꿈에 물이 자주 나오는데, 어느 때는 투명하고 또 어느 때는 탁하게 나와요. 물이 밀려오다가 집 안으로 밀려들지는 않고 문 앞에, 길가에 멈춰서는 더는 움직이지 않아요. 인생이란 죽음으로 가는 대기실이죠.

태어난 그날부터, 언제 어떻게 어디서 죽을진 모르지만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은 확실해지는 거죠. 제가 곧 죽는다는 걸 알기에 마음이 평온해요. 그래서 매일 밤 신에게, '제게 하시는 일이 지당하옵니다.'하고 말해요. 죽는 게 무섭지 않아요. 행복하게 오래 살았는걸요.

죽는 게 한 번도 무서웠던 적이 없나요?
네, 한 번도 없어요. 어렸을 때는, 인생이나 죽음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살았죠. 나이가 들면서 그런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식물이든 동물이든 태어난 것들은 모두 죽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살아 있다는 게 가장 힘들었던 적이 언제였나요?
가장 힘들었던 때요? 할머니랑 가족이랑 다 함께 살았던 때요. 그들은 절 한 번도 행복하게 해주지 않았고, 사랑하지도 보살피지도 않았어요. 식구들이랑 있으면, 제가 사람이 아니라 잠깐 스쳐 가는 물건 같은 거라고 느껴졌어요.

이제 그들을 용서했나요?
네, 다 용서했어요. 저에게 나쁘게 한 사람들을 모두 용서했지요. 죽으면 죽는 거지요. 그걸로 끝이고 되돌릴 수 없어요. 전 우리가 부활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부활을 가르치는 성경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저는 부활을 믿지 않아요. 죽으면 죽는 거고 무로 돌아가게 되지요. 먼지에서 시작해서 먼지로. 죽으면 그걸로 세상도 끝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기억할 까요?
제가 죽고 나면, 사람들은 당연히 제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행동했었다고 얘기들을 하겠죠. 무엇을 하든 무엇을 보든, '아, 우리 엄마는 그랬었지.'하고 늘 기억해 줄 거예요.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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