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17:49 (금)
'숨만 쉬어도' 폐암 여부 확인 검사법 개발

'숨만 쉬어도' 폐암 여부 확인 검사법 개발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9.25 18: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쉬는 호흡인 '날숨'을 채집해 분석한 결과 정확도 75%
기존 검사법가 비교 간편...조기 폐암발견으로 생존율 향상 기대

전상훈 교수
숨만 쉬어도 폐암인지를 알 수 있는 새로운 '폐암검사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의 검사법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간편해 조기에 폐암을 발견하고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폐암은 증상이 나타날 때쯤에는 이미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진행돼버린 경우가 많고, 말기에 이르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는 환자의 비율도 적지 않다.

건강검진에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공인된 선별검사(스크리닝)도 없어 진단이 늦으며, 그만큼 사망률도 높다.

1기에 수술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인데 비해 3기 이후 수술 받은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수술 기법이 발전한 지금도 30%에 불과할 정도다.

그런데 앞으로는 폐암의 조기 진단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숨만 쉬어도' 폐암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검사법이 국내 의료진과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기 때문.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연구팀(전상훈 교수, 장지은 박사)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대식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호기가스 폐암 진단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호기가스는 내쉬는 호흡인 '날숨'을 의미하는 것으로, 폐 속의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센서가 분석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전상훈 교수는 호흡과 관련한 단백질인 '시토크롬 P450 혼합산화효소'가 폐암 환자에게서 활성화되면 특정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분해를 가속하고, 이를 검출하면 폐암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으로 연구를 시작해 이를 '바이오마커'로 만드는데 사실상 성공했다.

연구팀은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의 날숨을 채취하고, 이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전자 코(Electronic nose)에 내장된 다양한 화학 센서로 데이터화 했다.

이번 연구에 적용된 '전자 코'는 폐암 환자 판별에 적합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도록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학습모델을 도입해 점차 스스로 최적화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의 요소도 구현했다.

다중층 인식망(MLP) 데이터 분석 결과, 폐암 환자의 날숨은 수술 전 약 75%의 정확도로 건강한 성인의 날숨과 구별됐고, 폐암 수술을 받은 후에는 점차 정상인과 유사한 데이터를 나타내는 결과를 보였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93.5%가 시간에 따른 호기가스의 변화가 없이 일정한 값을 나타내 수술로 암 조직이 제거되면 암세포가 발생시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정상인 수준으로 감소함이 확인됐다.

전상훈 교수는 "현재 폐암 진단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X선 검사나 CT 등 영상검사는 방사선 노출과 비용 부담, 조영제 부작용 등 위험도가 적은 환자에게도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인체에 해가 없고 호흡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폐암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검사법의 적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검사법을 임상에 즉시 적용하기에는 어렵지만, 정확도를 높이고 보다 여러 환자에게서 유용함을 입증하는 등 후속 연구로 빅데이터가 구축되면 편리하고 효과적인 폐암 검사법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공동 연구로 발표된 이번 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센서 앤 액츄에이트(Sensors & Actuators; B. Chemical)> 최근호에 게재됐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