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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그리소 특혜 비난 버틴 끝에 두 마리 토끼 얻어
타그리소 특혜 비난 버틴 끝에 두 마리 토끼 얻어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7.11.0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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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추가 재정절감 효과 기대 성공 협상사례될 듯
타그리소측 진출 성공 국산 신약 올리타 역할 톡톡

 
급여권에서 멀어질 뻔 한 T790M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가 12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8일 새벽 급여 결정됐다.

결과적으로 협상을 주도했던 재정 당국은 원하던 목표를 대부분 달성하면서 성공적인 협상 사례를 남겼다.

타그리소를 출시한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한국 시장 진출 성공이라는 성과를 챙겼다.

재정당국은 이번 T790M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급여협상의 최대 승자다. 얻어갈 수 있는 대부분을 가져갔다.

전 세계에서 출시된 T790M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옵션인 타그리소와 '올리타' 모두를 자국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 최대 성과다. 만일 타그리소 급여협상이 불발됐다면 정부는 타그리소 복용을 원하는 환자측의 거센 반발에 부딪칠 뻔 했다.

이제 T790M 변이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타그리소와 올리타 중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를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면 된다. 협상이 끝난 8일 한국환자단체연합은 타그리소와 올리타가 모두 급여된 이번 협상결과를 환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환자단체연합은 7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본사와 지난달 국회 앞에서 타그리소 급여타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급여협상이 결렬될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정부측의 법적 책임 등을 물을 기세였다. 협상 불발로 벌어졌을 법한 환자와 제약사, 정부간의 마찰이 협상타결로 사라졌다.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치료옵션을 모두 제공하면서 재정부담까지 최소화한 점 역시 성공적인 사례로 꼽을 만 하다.

건강보험공단은 국산 신약인 한미약품의 올리타를 지렛대 삼아 타그리소의 보험약값을 한달 기준 500만원 이하까지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협상 전 한달 투여 기준으로 750만원선이 될 것으로 추산됐던 타그리소의 예상가격을 30% 이상 내렸다.

매년 100억원 정도의 추가 재정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건강보험공단은 두 차례나 협상을 연장하면서 타그리소측에 가격인하 압박을 극대화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규정을 어긴 것 아니냐는 국회와 일부 언론의 비난이 있었지만 이를 버틴 공단은 7일 열린 마지막 협상에서 타그리소를 원하는 가격대에 급여권으로 끌어들였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한국 시장에 타그리소를 진출시키면서 한숨을 돌렸다.

글로벌 타그리소 가격보다 낮은 보험약값을 감수해야 하지만 한달 투여 기준 140만원대의 낮은 보험약값을 책정받은 올리타와 동시에 급여협상을 벌여 얻은 결과라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낮은 약값 덕에 한국 환자의 타그리소 접근성을 최대치로 만들었다는 명분도 얻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예상보다 낮은 보험약값을 높은 시장 점유율로 극복할 방침이다. 이런 계획 아래에는 올리타보다 타그리소가 압도적인 점유율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협상 당사자는 아니지만 이번 성공적인 협상의 숨은 공로자는 사실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올리타의 보험약값을 한달 투여 기준 140만원대로 떨어트리면서 경쟁약인 타그리소의 협상력을 떨어트렸다.

공단측 협상팀 관계자는 "개발만으로도 국산 신약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이번 급여협상에서 올리타는 상대 약값을 떨어트리는 추가적인 효과까지 보여줬다"며 올리타 역할론을 조명했다.

타그리소 급여협상이 실패했을 경우 국내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던 한미약품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지만 또다른 측면에서 국산 신약 개발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는 점은 위안으로 삼을만 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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