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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기계 그 전도된 관계에 대해 '오원배展'

기사승인 2017.11.17  11: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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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 OCI미술관 12월 23일까지…신작 11점·드로잉 37점 선보여

▲ 전시장 전경

서울 종로에 위치한 OCI미술관에서 12월 23일까지 오원배 개인전을 연다. 미술관 전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40여 년간 늘 새로운 창작열을 불태워온 '청년 작가' 오원배 회화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는 5년만에 선보이는 신작 11점 및 드로잉 37점을 소개한다. 특히 전시 도입부부터 폭 32m의 대작을 비롯해 800호·500호 이상의 압도적인 크기의 신작은 현 사회의 인간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진단을 보여준다.

이목을 끄는 것은 전시장 1층 벽면을 감싼 32m 신작이다. 여기에는 전시 공간 일부에 직접 안료를 흩뿌린 거친 현장 페인팅이 포함돼 더욱 생동감을 더한다.

마치 전체주의 병영이나 산업 현장에 유폐된 듯한 군상을 그린 작품으로, 거대한 파이프와 가스통, 담벼락 아래 위축된 인간의 모습은 기계보다 더 기계적인 몸짓으로 획일화돼 있다. 그 맞은편으로는 매끈한 금속체의 인조인간이 환희에 찬 모습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집단화된 인간의 통제된 신체와 인조인간의 자율성이 강한 대비를 보여주는 이 작품들을 통해 작가는 '휴머니티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 Untitled, Pigment on canvas, 386x259cm, 2017년.
▲ Untitled, oil stick·charcoal, pigment on paper, 190x3200cm(부분), 2017년.

2층 전시장에서는 인간 소외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배경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계단, 온기 하나 없는 공장의 철골 구조, 일거수일투족을 뒤쫓는 감시의 시스템 등 그의 그림 속 적막한 사회의 모습은 기계적 시스템과 인간의 도구화라는 하나의 주제를 향해 균질한 톤으로 꿰어진다.

3층은 드로잉 37점을 선보인다. 평상시 생활 곳곳에서 마주치는 주변 인물과 소소한 사건을 면밀히 기억하고,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해 화폭으로 옮긴 것으로, 삶의 매 순간 떠오르는 생각과 상상을 특정한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이미지화한 것이다.

인간의 실존과 소외, 현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천착해온 오원배는 이번 전시에서 기능적 효율을 극대화하는 사회 구조가 어떻게 인간을 도구화하고 집단 명령의 체계를 형성해 가는지, 그리고 과학과 기계 문명의 발달이 어디로 치닫게 되는지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또 기계들에 의해 지배당하는, 인간과 기계의 전도된 관계를 그려내며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라는 시대적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다.

5년 만에 선보이는 대규모 개인전을 통해 그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바라보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다.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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