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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난임, 안전성 입증 못했는데 혈세 펑펑

기사승인 2017.11.23  18: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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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지자체 한방 난임치료 7억 5000만 원 신규 예산 편성
바른의료연구소 "국민건강 외면한 채 한의계 이익 대변"

▲ 바른의료연구소는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의료제도나 정책을 심층 분석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7년 2월 13일 20여명의 젊은 의사들이 주축이 돼 창립했다.
한방 난임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국회가 7억 원이 넘는 혈세를 지원하는 것은 여성 건강을 도외시한 채 한의계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3일 "한방 난임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려면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시험을 시행해야 함에도 한의계는 단 한 번도 이 시험을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한방난임사업을 실시하기에 앞서 한방 난임치료의 안전성·유효성부터 먼저 검증하라"고 촉구했다.
 
한의약 난임치료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가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 예산으로 7억 원을 신규 편성하면서 촉발됐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5일 '한의약 난임치료, 지자체는 확대 정부는 전무 국가적 차원의 지원 대폭 확대해야'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한의학 난임치료는 근거와 안전성 및 치료 효과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한약을 이용한 난임치료 정부 지원은 중단해야 한다"며 안전성과 치료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한방특별대책위원회도 "객관적 검증 없는 한방 난임사업 예산 투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방 난임치료의 지원 근거로 알려진 보건복지부 보고서를 분석한 바른의료연구소는 "한의협이 한방난임치료 효과의 근거로 인용한 보건복지부 보고서(지자체 한의약 난임부부 지원사업 대상자 실태조사, 2016년 12월)는 한방 난임치료 효과의 근거가 될 수 없다"며 "한방 난임치료의 효과 및 안전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과제의 문제점
보건복지부 보고서 연구과제는 ▲지자체 한의약 난임부부 지원사업 실태조사 ▲여성 난임의 한의약 치료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지자체 한의약 난임부부 지원사업 대상자에 대한 추적조사 ▲한의약 난임부부 지원사업의 표준지침 개발 등 4개. 
 
이중 '여성 난임의 한의약 치료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보고서를 살펴본 바른의료연구소는 "이 보고서는 연구자들이 직접 연구한 게 아니라, 2016년 8월 유럽통합의학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내용을 한글로 번역했다. 연구자들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직접 체계적 문헌고찰을 한 것처럼 보고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단순한 인용표시 누락'이라며 주의처분만 내린 상태.
 
바른의료연구소는 "문제가 된 보고서가 베낀 영어논문은 국내 5개 지자체(부산·익산·제천·광주·고양)에서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한 후 게재한 국내 논문 3편과 지자체의 자체보고서 4편을 검토, 연구대상 지자체의 한방난임치료 임신성공률(임상적 임신율)을 24.9%로 보고한 단순 문헌고찰 논문"이라면서 "정식논문이 아닌 지자체 자체보고서를 포함해 문헌고찰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논문의 저자들도 "지자체 사업이 임상시험이 아니라 난임지원 프로그램으로 시행된 것이므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각 사업의 대상자 수가 적고 비교군을 둔 사업이 하나도 없으므로 자료의 최종 해석과 결과의 일반적인 적용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추적조사 연구과제의 문제점
한의협은 이 보고서의 추적조사 결과 3개월 및 6개월 이내 임신율이 각각 21.2%, 27.6%라고 밝혔다. 
 
그러나 원래 추적조사 대상인 1669명 중 613명만 조사한 것으로 드러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방 난임치료에 만족한 경우 조사에 응하고, 불만족한 경우 조사를 거부할 가능성이 큰데다 제3자가 아닌 치료를 지원한 보건소 담당자가 조사원으로 참여,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더 떨어뜨리고 있다.
 
지자체 한방 난임사업의 안전성(간독성·신장독성)
유럽통합의학 학술지에 발표한 영어논문에서는 한 지자체에서 사업 후에 간기능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보고했으나, 이 보고서에는 '간기능검사 변화는 있으나 정상범위 내'라고 기술, 난임 한약의 간독성 문제를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서울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에서도 한약 복용 후 간수치가 증가한 대상자들이 있었다"면서 "한약 복용에 의한 간독성 발생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한약재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사업 전 1.0 mg/dl에서 사업 후 1.8 mg/dl로 대폭 증가했다고 기술했다. 
 
연구자들은 임상병리서적을 인용, "크레아티닌의 경우 비율로 보면 1.8배이나, 일반적으로 1.1 mg/dl 이상 높아져야 경도 증가로 본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바른의료연구소는 "이 역시 신장독성 문제를 축소시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검사실에 따라 혈청 크레아티닌 정상 상한치는 1.1∼1.3 mg/dl 정도. 크레아티닌 정상 상한치가 1.2 mg/dl일 때 1.32 mg/dl로 약간 높아져도 신장기능을 제일 정확히 반영하는 사구체여과율(GFR)이 정상의 50∼60%로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것.
 
▲ 바른의료연구소는 크레아티닌이 평균 1.8 mg/dl로 증가한 것은 난임한약에 의해 신장독성이 발생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사후 평균 1.8 mg/dl로 증가한 것은 일부 대상자에서 난임한약에 의해 신장독성이 발생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면서 "148명의 대상자에서 사업 전후 크레아티닌의 평균치가 1.8배 증가했음에도 통계적인 유의성이 없다고 한 보고서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금까지 지자체 사업에서 태아의 건강결과를 단 한 번도 평가한 적이 없다는 데 있다.
 
지자체, 한방 난임사업 유효성 의문
바른의료연구소는 2009∼2016년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한 25개 지자체의 64개 사업연도 보고서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지자체 한방난임치료의 임신성공률(임상적 임신율)은 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임신성공률 14%는 한의계가 주장해 온 20∼30%와 현저한 차이가 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임신예후가 양호한 사람 우선 선정 ▲중도탈락자를 제외한 후 임신성공률을 계산 ▲임상적 임신으로 이어지지 않은 생화학적 임신·한방치료 종결 후 자연임신·한방치료 실패 후 의학적 보조생식술(인공수정·체외수정)에 의한 임신 등을 한방치료에 의한 임신성공에 포함시켜 임신성공률을 부풀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상자 중 단 한 명도 임신하지 못해 임신성공률이 0%인 지자체가 25곳 중 6곳에 달하고, 최초 대상자 기준 임신성공률이 10% 이하인 경우도 전체 64개 사업의 1/3이 넘는 24건(37.5%)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방 난임치료 '한약' 안전한가? 
한방 난임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한약재 중에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된 한약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임산부가 복용한 한약 중 제일 많이 사용한 백출(白朮)의 경우, 임신 중인 생쥐와 토끼에서 태아성장지표 감소, 산전 및 산후 사망률 증가, 선천성 근골격계 이상 등이 보고됐다.
 
임신 중에 감초(甘草)를 복용한 경우에는 조산 위험을 증가시키고, 출생아의 인지수행능력 감소 및 정신과적 문제(주의력 결핍·규칙 위반·공격적 행동 등)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인삼 역시 쥐의 배아에서 선천성기형 발생이 관찰됐다. 
 
대만에서 시행한 대규모 역학연구에서는 임신 1주기에 한약재 황련을 복용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신경계의 선천성기형 발생위험이 8.62배 높았고, 안태음을 임신 1주기에 복용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의 선천성기형 위험이 1.61배, 눈의 선천성기형 위험이 7.3배 높았다고 보고했다.
 
보건복지부 보고서 '한약이 임신 중 태아에 미치는 영향(경희대학교, 2000년 7월)'에서는 3년 동안 실험한 총 31종의 한약 중 무려 27종이 유전자 돌연변이 원성이 있었으며, 숙지황·당귀·갈근·안태음 등은 세포독성이 있으며, 여러 한약재가 염색체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난임치료 한약이 태아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건복지부 보고서가 확인해 주고 있다"며 난임치료 한약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자체 한방 난임사업, 인간대상 시험하나
바른의료연구소는 지자체가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은 한방난임치료 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해 생명윤리법 위반 여부를 따졌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는 "지자체에서 수행하는 한의난임치료가 연구에 해당될 경우 생명윤리법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해당 치료가 의료법에 따른 의료행위일 경우 생명윤리법 대상이 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답변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연구(Research)란 일반화할 수 있는 지식을 발전시키거나 그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고안된 연구개발 및 시험, 평가를 포함한 체계적인 조사를 의미한다"면서 "일부 지자체와 한의계는 한방난임사업의 시행 결과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하지만 이는 지자체 사업이 일반화할 수 있는 지식에 기여하고 있는 인간대상연구에 해당함을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B지자체는 2013∼2016년 임신성공률이 5%, 5%, 0%, 3.3%로 지속적으로 낮았지만, 매년 동일한 치료법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C지자체는 대상자를 약침군과 비약침군으로 나누어 사업을 시행한 결과 두 군간에 임신성공률에 차이가 없다고 나왔는데도 그 다음 해에 동일하게 사업을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자체는 난임한약 치료를 종결한 후 3∼4개월 동안 체외수정이나 인공수정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 난임 치료를 어렵게 하고, 생명윤리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이에 대해 "생명윤리법에 따라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아 발생한 불행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방 난임치료 예산 편성 이유 살펴보니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 예산을 신규 편성한 이유로 "보건복지부 연구에서 한의약 난임시술 지원의 필요성이 확인됐다"면서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사업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2014년도 난임부부 지원사업 결과분석 및 평가 보고서에서 밝힌 '체외수정 시술여성의 88.4%, 인공수정 시술여성의 86.6%가 한의의료를 별도로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한방진료를 많이 받는다는 것이 어떻게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의 지원 근거가 될 수 있냐?"면서 "한방 난임치료의 국가적 지원확대는 오히려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 있음을 정부와 국회는 분명히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신규예산 편성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 국회는 한방 난임치료의 유효성이 아닌 한방 진료를 많이 받는다는 이유로 7억 원의 예산을 증액했다.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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