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그림손갤러리에서 12월 4일까지…정해진 개인전, 작품 20점 선보여
12월 4일까지 서울 인사동 그림손갤러리에서 한국 전통 채색법인 진채법을 사용해 서양명화에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인 호피를 넣어 호피명작으로 오마쥬 한 정해진 작가의 개인전 'Balance'가 선보인다.
진채법이란 조선시대 궁중화가들이 그린 채색화를 일컫는 화법으로 보석을 갈아 만든 광물성 안료를 사용해 종이나 비단에 그리던 화려한 작풍을 말한다.
고대 고분벽화는 물론 불화·초상화·궁중기록화 등에서 그 특징을 잘 살펴볼 수 있으며, 한국 그림의 가장 근원적인 기법이자 아름다운 전통이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전통 동양채색인 진채법을 통해 정 작가 특유의 접근방식으로 서양명화들을 캔버스 천 대신 비단위에 미적 감각을 기본으로 위트·풍자·상징적 의미를 담아 한국 진채의 화려함과 동양적 미감으로 재탄생 시켰다.
특히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바로크·로코코·신고전주의 명화 속에 작가 자신만의 언어인 '호피'를 표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명화 곳곳에 표현된 호피는 전통적으로 무인의 강인함을 배경으로 한 권력과 부를 과시하는 의미로 주로 쓰였다.
왕이나 사대부 집안에서만 소유할 수 있는 권력을 상징하는 호피를 정 작가는 현대미술에 표현함으로써 작품의 배경에 호피라는 권위과 권력을 그 속에서도 여실히 보여주고자 했다.
작품 곳곳에 표현된 호피는 작가만의 호피언어를 만들어냈고,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사회구조 속에서 일어 날 수 있는 힘과 욕망 등 모든 상황을 호피언어를 통해 표현하려 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바로크·로코코·신고전주의 명화 속 여성들은 새로운 이해, 관계, 균형 속에서 여성으로 살아가야 하는 삶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음을 관객들이 전하고자 했다.
명화 속 여성들의 변화된 이야기는 현대여성들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가리킨다.
여성 변화의 중심을 이야기 하고 있는 이번 명화시리즈는 많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성을 중심으로 현대 여성과의 변화·관계·역할 등에 대해 새로운 삶을 부여한다. 명화 속 여성들은 작가의 손을 거쳐 기존의 삶이 아닌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여성의 지위와 역할의 변화를 작가의 장치적 요소를 통해 새롭게 해석, 의미를 이끌어 낸다.
명작 재현은 시공간을 뛰어 넘은 연출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명화(과거) 속 여성들이 현대에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변화해야 하며, 어떻게 자신을 이끌 수 있는지를 작품을 통해 작가는 제시하려고 한다.
벨라스케스의 마르가리타 테레사 초상시리즈나 라파엘로의 모든 작품에서 우리사회 여성들의 변화를 명화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작가의 명화 속에 표현된 요소와 장치를 발견해 새로운 의미부여를 느끼는 것, 그것이 이번 전시의 묘미이자 관전 포인트일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