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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진료 리스트' 논의...공감·우려 '공존'

기사승인 2017.12.08  0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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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CA·한림원 공동주최, Choosing Wisely 리스트 개발·검토 원탁회의 의협·병협·심평원·21개 학회 참여 "취지 공감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현명한 선택(Choosing Wisely) 리스트', 즉 적정진료 리스트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임상현장과 의료단체, 학계가 모두 모인 자리에서 대다수가 Choosing Wisely 리스트의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7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공동으로 주최한 '적정진료를 위한 Choosing Wisely 리스트 개발·검토 원탁회의'에는 21개 학회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참석해 국내 도입을 논의했다.

Choosing Wisely 리스트는 전문학회 주도로 적정진료 리스트를 개발하고 보급해 불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줄이고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도구다.

미국·캐나다·호주·일본 등 의료선진국들은 주요 의학전문학회가 참여해 이 리스트를 개발하고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한 국내에서도 의료서비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문재인 케어 이슈까지 겹치며 적정진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른 Choosing Wisely 리스트 적용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 NECA와 한림원이 공동 주최한 적정진료를 위한 Choosing Wisely 리스트 개발, 검토 원탁회의에서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영상의학회 '우리나라에 적합한 Choosing Wisely 리스트'  가안 공개

대한영상의학회는 Choosing Wisely 리스트 도입의 시작을 위해 일종의 모형을 만들어 이날 공개했다.

영상의학회는 이를 위해 Choosing Wisely에 대한 인식과 국내에 적합한 적정진료 목록을 개발하기 위해 영상의학과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복통이 없는 경우 일반 복부영상검사를 하지 않는다
▲소아의 경우 급성 충수돌기염이 의심될 때 초음파검사를 시행하기 전에 CT를 시행하지 않는다
▲같은 부위에 CT검사가 예정되어 있을 경우 일반촬영을 동시에 처방해 시행하지 않는다
▲단순한 두통이 있을 경우 영상검사를 하지 않는다
▲경한 발목염좌의 경우 발목 X선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

위 5가지 Choosing Wisely 리스트 가안을 만들었다. 개발 원칙은 근거 기반·의사 주도·환자 중심·다학제·투명성 등으로 꼽았다.

개발 과정은 해외 주요 리스트의 현황 파악해 선정한 후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해 전문가 설문조사 순으로 진행됐다.

각 학회·의협·병협 등 국민적 배포시 오해·잣대로 사용될 '우려' 목소리

영상의학회의 가안 발표에 각 학회들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많은 학회가 영상의학회 Choosing Wisely 리스트 가안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과학회 장윤석 진료지침위원은 "복통이 없는 경우라고 돼 있는데 환자가 병원을 찾기 전 심한 구토를 했다면 의사에게 복통이 없다고 할 수 있다"며 "하면 안된다는 식의 리스트는 결국 책임을 의사가 뒤집어 쓸 수 있다. 포지티브 방식의 리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아과학회 배은정 학술이사 또한 "환자가 여러 증상을 동반할 수 있는데 너무 범위를 좁게 잡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표현 또한 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식 보다는 권고한다는 식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법론에 대한 문제 지적도 있었다.

대한외과학회 김익용 보험간사는 "영상의학회의 리스트를 보면 개발원칙이라는 다학제와 환자 중심이 빠져있다"며 "합당한 출발이 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발표를 맡은 한림원 정승은 정책개발위원은 "아직까지 정해진 것 없이 이런 식으로 하겠다는 의미로 만든 리스트라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도입이 본격화 된다면 다학제를 통해 문제가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료비 심사에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정형외과학회 정양국 이사는 "이 리스트가 자칫 진료비 심사의 근거가 되고 의료기관평가의 지수로 사용된다면 굉장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아주 현명하게 적정, 타당한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임익강 보험위원장 또한 "일반 국민에게 이 리스트가 배포 공개된다면 법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내 의료환경,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국민에게도 배포될 수 있는 리스트이기 때문에 항목에 대한 근거를 충분히 담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병원협회 강건욱 자문위원은 "진료지침과 이 리스트가 다른 점은 일반 국민에게도 전달된다는 점"이라며 "일반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주제로 문구는 단순하더라도 근거와 예외사항이 자세히 기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오상근 심사위원 또한 "리스트의 근거와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환자들이 수긍할 수 있다"며 "공개될 시 오해 소지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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